필자는 20대 중반이 되도록 경제관념이라 할 것을 전혀 갖추지 못한 속된 말로 한량이었다. 평생 용돈만 받으며 살다 보니 시장이 어떻게 형성되고 지역경제, 세계경제는 하루하루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이 있을 리 없었고 심지어 내가 어떤 세금을 내고 있고 내야만 하는지 알리 만무했다. 그저 얼마의 금액이 있으면 어떤 재량을 살 수 있겠구나라는 사고방식만 갖고 있었다. 정말 일차원적인 나였던지라 글을 쓰고 있는 지금에도 그때 내가 너무나도 창피하고 왜 그렇게 눈귀를 닫고 살았는지 후회가 막심하다. 그런 한량이었던 내가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내가 월급을 받기 시작하고 나서다. 첫 월급을 받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동네 포장마차에 가 술 한잔을 기울였다. 문득 통장에 막 입금된 내 돈이 쓰기에 왜 이렇게 아까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당장 이 돈을 갖고 무얼 살 수 있을까가 아닌, 내가 이 돈을 어떻게 저축해야 하고, 나아가 이 돈으로 어떤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상념에 빠졌다. 그러다 환급률이 좋은 보험에 매달 자신의 소득 일정 부분을 넣으시고, 어떤 방식으로 세금을 내야 환급을 많이 받을 수 있을지 세무사와 상담하는 부모님이 보였고, 주식이나 채권 등 실제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나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자신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안일하게 살아왔는지 보이기 시작하니 나에게 있어서 화폐의 가치는 이전과는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비유하자면 우물에 있던 개구리가 가끔씩 빗물에 갇혀 들어오는 파리나 모기 유충만 먹고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우물 밖으로 나가 더 다양한 환경과 먹이사슬을 만난 셈이다. 우물에서 나온 나는 월급을 받는 곧장 세금을 내야 했으니 세금에 대한 공부를 해야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마주치게 됐을 때 내가 취해야 할 태도를 배우기 위해서도 공부를 해야 했다. 처음에는 신문 경제면이나 뉴스를 보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사전을 찾아보기 일쑤였지만 단어들이 하나둘씩 쌓여서 접점을 형성하고 접점들이 여러 개 생기다 보니 나만의 경제적 관점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 투자를 시작했다. 얼마나 큰 발전인가.. 그럼에도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 나는 얕은 경제지식만 갖고 투자의 흐름을 제대로 짚을 순 없었고 매일 넘어지기만 했다. 숲은 보이는데 나무들을 속속들이 볼 수 없었다. 그 계기로 경제공부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내가 배우고 있는 경제학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해보고 싶었고 그 과정을 통해 익힌 내용들을 다시금 확인하고 싶어서다. 앞으로 올리게 될 경제학 내용은 경제학부에서 실제 배우는 과목들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순서대로 올릴 것이며 세부적인 내용들은 부차적으로 올릴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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